김병지 논란

한국이 16강전에서 패배한 뒤 지난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나온 김병지의 발언이 논란이다.
“이번 카타르월드컵 동안에는 (과거 모습과) 아주 달랐다. 세계 무대에서 빌드업 축구가 통할지, 이강인 선수가 뛸 수 있을지 등의 우려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월드컵에서 경기력이 좋았다"
“이강인의 투입부터 정말 놀랐고, 선수 교체 타이밍도 한 번에 3명을 교체하고 전술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빠르고 신속하게 결정했다"며 "4년 전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안 했다고 보여지는데 이번 월드컵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그대로 보여줘서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변화됐는지 궁금하다"고 의아해했다.
그러자 16강 진출 결과에 도취된 수많은 네티즌들이 김병지의 유튜브 채널에 가서 온갖 악플을 달았던 것이다.
주장의 내용이 본질이 아니라 16강이란 결과에 미쳐 날뛰는 무지한 국민들의 묻지마 성토가 한국축구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다.
빌드업이란 무엇인가
빌드업의 정의
빌드업(Build-up)이라는 용어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건축물 같은 무언가를 쌓아 올리는 것이다. 축구에서의 '빌드업'은 공을 가지고 팀 동료에게 연결하며 적진으로 나아가 공격하는 일련의 과정 중 기초단계를 의미한다.
고로 정의에 충실하면 전후방 가리지 않고 골을 넣기 위해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전방에 도달해가는 모든 방법과 과정을 통칭한다.

빌드업이란 사실상 후방빌드업을 지칭한다
허나 중원을 지나 전방에서의 빌드업 과정을 따져보면, 수비전술이 최첨단화되어서 크랙이 씨가 마른 현재, 개인이 솔로플레이로 문전까지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롱패스 한방으로 일관할 수도 없고, 경기 내내 측면을 일직선으로 달려 코너플렉 근처에서 주구장창 가운데로 크로스를 올릴 수도 없다. 결정적 찬스란 상대의 예측을 허물어야 찾아오기 때문이다.
고로 통상적으로,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골문 앞까지 잘게 전진해가는 것을 빌드업으로 지칭한다고 봤을 때, 전방 빌드업은 굳이 빌드업이란 용어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모든 팀이 필수적으로 시도해야 되는 과정이다.
그래서 빌드업이라 함은 사실상 후방빌드업을 지칭한다. 위 사진은 골키퍼까지 최전방 압박은 아니지만 상당한 전진압박이다. 거기에 맞서 2002월드컵 팀은 이번 카타르팀과 다르게 롱볼로 빠르게 전진하는게 아니라 잘게 잘게 패스하며 훌륭하게 탈압박한다. 이게 빌드업인 것이다.
벤투가 대체 언제 빌드업을 했나?



기자들이 단체로 약에 취한 것처럼 빌드업의 승리라고 추앙해대고, 질낮은 축구팬과 4년마다 축구보는 90프로의 국민들도 16강 기적에 덩달아 도취되어 벤투를 숭상해대는데, 이게 왜 빌드업 축구였는지 나에게 설명해 줄 사람이 하나라도 있는가?
아, 브라질전 후반에 브라질이 전력승부를 포기하고 선수 부상방지와 이후 3백전술을 위한 테스트를 할 때, 전방 압박이 느슨해지니까 김승규가 빌드업을 시도하는 걸 보았다. ( 만약 브라질이 예선 3차전에 우릴 만났고 1무 1패였고 다득점 8을 해야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가정하면, 과연 브라질이 4골로 끝냈을까? 분명히 8득점했다. 벤투는 이런 것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천운인 인간이다)
압박을 거칠게 하지 않는데도 위태위태하게 패스를 주고 받더니 다행히 안 뺏기고 결국 롱킥으로 벗어났다. 안 그래도 4실점 대패 확정인데 빌드업 설레발 치다 황당하게 뺏겨서 실점하고 국민에게 욕 먹을까봐 오금이 저렸다. 호주가 예선에서 빌드업 설레발 치다가 프랑스에게 동점골 허용이후 대패하고, 16강전에서 아르헨 상대로 또 정신 못 차리고 빌드업 시도하다 결승골 헌납하고 탈락했다. (개인적으로 벤투는 4년 내내 빌드업이 1도 안 먹히니 포기 생각하다가 호주의 설레발 보고 공포심에 완전 포기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빌드업은 현재 카타르 월드컵 진출국 중에도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 빼고는 찾기 어려우며, 통상 패스웤이 훨씬 좋은 클럽팀을 뒤져도 맨시티, 뮌헨, 레알, psg 등 말고는 현재 제대로 구사하는 팀이 없다. 한마디로 모든 축구팀들의 이상향이자 도달불능점이다. 우공이산처럼 묵묵히 사력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빌드업이란 정상 근처에 도달해 있는 거지, 벤투처럼 무식하게 우리 이제 빌드업 해보자 맘 먹는다고 4년만에 개나 소나 정복가능한 지점이 아니다.
그럼 필수적인 전방빌드업은 하기는 했나?


우리 득점을 살펴보자.
1. 가나전 이강인 솔로플레이에 의한 얼리 크로스와 조규성 헤더.
2. 패스가 길어 나갈 뻔한 공을 김진수가 보지도 않고 살린 공을 조규성이 슈퍼 헤더.
3. 코너킥에서 운좋게 흘러나온 공을 차 넣음.
4. 포르투갈이 코너킥 때 전진한 틈을 타서 운좋게 손흥민이 탈취한 공을 전진드리블로 골문앞에 도달, 재빨리 달려온 황희찬에게 기가막힌 패스로 득점.
5. 이강인 프리킥을 수비가 걷어내자 백승호가 호쾌한 중거리 슛.
대체 (통상적 의미의 전방) 빌드업이 어딨는가? 그나마 2번을 빌드업으로 칭할만 한데, 김진수에게 건넨 패스마저 길어서 삐걱거렸다. 나머지 골들은 4년간 벤투가 갈고 닦은 게 아니라, 한국 축구 월드컵사 70년 내내 보이던 스피드투지축구의 도움이었으며, 까고 말해 거의 다 클래스가 다른 개인들의 솔로플레이였다. 굳이 골장면이 아니더라도 모든 공격전개 장면을 보면, 빌드업에 4년간 목 맨 벤투의 축구는, 기술은 괜찮다고 체력에 매달린 히딩크의 축구보다 훨씬 매끄럽지 못하다.
기자들이여 초심을 찾아라: 펜은 칼보다 강하다
단체로 태세전환한 기자들



<한국의 16강 통과는 천우신조와 선수 개개인의 능력, 한국축구에 내재된 스피드투지축구 dna 3가지다. 벤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https://m.blog.naver.com/kk3141592/222945399948
[ 한국 대 포르투갈 ] 재미로 보는 한국 16강 진출 이유. 평가. 원동력.
천우신조 천우신조 놀랠 노자다. 한국팀의 선전을 기대하긴 했으나 솔직히 확률이 높다고 보지 않았다. 근...
blog.naver.com
빌드업 개념에 관한 내 주장에 관해 동의한다면 기자들의 태세전환이 보이는가?
16강 통과후에 마치 단체로 약에 취한 듯한, 기자들의 단체 추앙 기사를 보고 난 내 두 눈을 의심했다. 4년간 씹은 건 씹은 거고, 빌드업을 포기했으면 포기한 대로 지적하고, 천우신조로 기적으로 16강 진출했으면 선수들의 투지를 치하하면 된다.
근데 왜 하지도 않은 업적까지 들먹이며 본질을 훼손하는가? 4년내내 빌드업을 씹었는데, 결과가 좋으니 쓴소리할 용기를 포기했는가? 김병지처럼 할 말이 목구멍에 차오르는데 4년마다 축구보고 결과에만 미쳐 날뛰는 90프로 국민들의 시선이 두려운가?
쪽팔리기도 하고, 아직 16강 남았으니 최대한 감독과 국민들 심기를 건드리지 말자는 내용상 엠바고( 기사를 특정시기까지 오픈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니, 원칙적으로 엠바고는 아님) 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어떤 인간이 강압적 지시를 내렸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기이한 광경이다.
나랑 김병지는 미친 듯이 궁금하다: 벤투는 왜 갑자기 돌변했는가?


나같은 일개 네티즌도 경기 보자마자 의문이 생기는데, 김병지처럼 평생 축구인으로 살아온 전현직선수들과 평생 축구기사를 써온 기자들도 분명히 신기하게 생각할 거다. 4년간 똥고집인 벤투가 왜 갑자기 빌드업을 포기하고 선수를 과감히 기용하는지( 선발명단 교체 충격도 엄청났다. 4년 내내 고정되어 있었다) 두 가지를 마음 먹은 계기가 뭔지, 언제 마음 먹었는지 하는 의문 말이다.
축구인들은 당사자들이고 을의 위치라 이런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부회장의 지위가 있는 김병지조차 단순 의견만 내도 4년마다 축구보는 국민들이 씹어대기 때문이다.
아무리 국민들이 씹어대더라도 기자들, 당신들은 그래선 안된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지피지기 중에 지기를 정확히 해서, 어떤 개인, 나아가 국민전체가 기분 나빠하더라도 용기 있게 할 소리는 해야 한다.
차범근, 박지성 한명이 아니라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월드클래스가 무려 3명에다 조규성과 황희찬이 얼마나 성장할지 모르는 엄청난 수준의 대표팀을 가지고도, 한국축구가 항상 변방에 머무르는 이유는 나라가 이런 선수들을 품을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나라 수준을 이렇게 만든 건, 축협과 4년마다 축구보는 국민들 수준이 핵심이며, 약강강약하며 시류에 따라 논지가 왔다갔다하는 기자들 당신이 국민들 눈과 귀를 막았기 때문이다.
삼인성호: 기자들이여 초심을 찾아라, 펜은 칼보다 강하다

삼인 성호로 4년마다 축구보는 90프로의 국민들, 아니 나머지 10프로의 대다수도 손흥민 경기만을 볼 것이므로 95프로, 나아가 99프로의 국민들을 속이고 세뇌시켰다. ( 솔직히 말해 기자들 중 적지않은 수도 빌드업이라 믿는 거 같다. 한국 수준이 그렇다)
나처럼 의문을 가지는 극소수 팬이나, 김병지처럼 나와 생각이 같은 축구인들을 설득할 자신 있는가? 단 한명이라도 이 글을 보는 기자가 있다면 설명을 부탁한다.
벤투의 축구가, 굳이 4년간 헛발질하며 개고생할 필요가 없었던, 우리가 70년간 해왔던 전방압박, 스피드투지축구가 아니고, 대체 왜 빌드업축구인가?
간사하고 사악한 기자들이여.
불의에 맞서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겠다고 다짐한 그 날,
기자증을 처음으로 목에 맨 그 날의 초심으로 돌아가라.
망설이지 말고 99프로의 무지한 국민들에 맞서 김병지를 지켜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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